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두 사내의 로드무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vs '그랜 토리노' 웨스 앤더슨 감독의 최신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사진 위쪽).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개봉 3주만에 관객 동원 5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소리없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는 매력포인트를 꼽자면 다섯 손가락, 아니 어쩌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수도 있을만큼 개성있는 작품이다. 판타지와 코미디, 스릴러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영화의 줄거리는 물론이고, 정교한 미장센, 넘치는 색채감, 화려한 출연진, 감독의 독특한 작품세계 등 시각적인 측면에서 경탄을 자아낸다. 깊은 산 속 웅장하고 비밀스러운 호텔을 무대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갖가지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조밀하게 플롯을 엮어낸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플롯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두.. 더보기 영화 '집으로 가는 길'과 수감자 인권 2004년 10월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30대의 한국인 주부가 마약을 운반하다가 검거되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어린 딸과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오던 평범한 30대 주부 송정연(전도연 분)이 국제마약사범이 되는 기가막힌 스토리와 함께, 수감자의 인권과 한국 정부와 공무원의 책임 등과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차례로 드러낸다. 영화를 끌고 나가는 방은진 감독의 뚝심있는 연출력도 주목할 만하지만, 이미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절정에 달한 바 있는 배우 전도연의 연기력이 다시 한번 광채를 발휘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전도연만큼 설득력있게 '여성적 자아'를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 더보기 필리핀과 한국 우연히 지하철역 승강장을 지나다가 본 전광판 광고이다. 휴양지로, 신혼여행지로, 저렴한 어학연수지로 각광받는 필리핀. 대한민국과 아주 가까이에 있다. 앞서 필리핀 태풍에 대해 올린 포스팅에 추가로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다. 바로 초대형 태풍으로 충격에 빠진 필리핀 소식을 접하면서 유독 내 마음이 쓰이는 또 하나의 이유에 대해서다. 필리핀,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옛 기억의 조각들과 더불어, '지금 여기'에도 밀접하게 얽혀있는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현재 우리 단체와 협력 관계에 있는 지역사회 복지기관들을 들 수 있다. 즉,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문화센터나 지역아동센터들이다. 이곳에서 필리핀 출신의 여성들이나 필리핀계 한국인 자녀들을 그리 어렵.. 더보기 '낙후'라는 전략 지금의 일(작은 사회적 기업의 상근자)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자주 떠오르는 경구가 하나 있다. "공략하기보다 낙후시켜라." 사회학자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문화인류학과)가 즐겨 언급하는 말인데, 내가 처음 이 말을 접한 것은 아마도 2002년 사회학 전공 수업이 아니었던가 한다. 고등학생 때 그의 글을 신문 칼럼에서 접하면서(주로 하자센터와 청소년에 관한 글이어서 더욱 공감했던 것 같다) 사회학을 전공하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대입이 끝난 후에는 '글 읽기 삶 읽기' 등 '또 하나의 문화'에서 발간한 도서들을 쭉 훑으면서 꼭 직접 강의를 듣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의 수업은 내게 느낌표보다는 물음표와 말줄임표로 남았다.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거나 정통한 이론에 입각해 분석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식을 창조..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