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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영화 '화장'을 보고 (스포일러 일부 포함)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을 봤다. 감독이 102번째로 만든 이 영화는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암 투병 중인 아내를 둔 중년의 남자 주인공이 다른 여자에게 연정을 품는다는 이야기이다. 화장품 기업 임원인 오상무(안성기 분)는 밤마다 아내가 입원한 병실을 지키며 아내를 보살핀다. 그런데 사실 그의 마음은 딴 데 가 있다. 젊고 아름다운, 부하 여직원에게 홀딱 빠진 것이다. 오상무의 욕망은 처음에는 슬그머니 그 여직원을 훔쳐보는 것 정도로 나타난다. 그러다가 결국엔 아내와의 결정적 순간에서도 그녀를 상상하기에 이른다. 남편의 욕망이 충돌하는 대상은 아내의 목숨이다. 비록 그의 욕망이 실제 사건이나 행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없는 아내 옆에서 남.. 더보기
영화 '집으로 가는 길'과 수감자 인권 2004년 10월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30대의 한국인 주부가 마약을 운반하다가 검거되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어린 딸과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오던 평범한 30대 주부 송정연(전도연 분)이 국제마약사범이 되는 기가막힌 스토리와 함께, 수감자의 인권과 한국 정부와 공무원의 책임 등과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차례로 드러낸다. 영화를 끌고 나가는 방은진 감독의 뚝심있는 연출력도 주목할 만하지만, 이미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절정에 달한 바 있는 배우 전도연의 연기력이 다시 한번 광채를 발휘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전도연만큼 설득력있게 '여성적 자아'를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 더보기